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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육아

[커피대체음료] 카페인없는 오르조커피 (feat. 난임과 카페인의 상관관계)

by ✦✧✦✧ 202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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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대체음료] 카페인없는 오르조커피 (feat. 난임과 카페인의 상관관계) 

임신을 위해 노력한 지 1년, 정말 많은 것들을 시도했어요. 난임병원에 가서 난임검사와 나팔관조영술, 프리시드, 영양제 등등 블로그에 적어놓은 것도 많지만, 여기에 적지 않은 것도 소소한 것도 꽤 많았어요.

관계한 뒤 찝찝해도 씻지 않고 다리를 벽에 올려두고 잠을 잔다거나(다리 저려 죽을 뻔), 아기용품을 미리 사면 아기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허무맹랑한 미신을 믿고 아기용품도 꾹 참고 안 사고, 셋째까지 한 방에 임신한 친구한테 일부러 찾아가서 기운까지 받고 별 시도를 다해봤네요. 그럼에도 항상 단호박! 도대체 왜!!

임신이 왜 안될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제가 끊지 못한 한 가지가 생각나더군요. 바로 커피!! 현대인에게 커피는 생명수이자, 영양제잖아요? ㅠㅠ 예전에 많이 먹을 때는 3-4잔씩 먹다가, 퇴사한 이후로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어서 하루에 1-2잔만 마시고 있는데요. 

카페인은 임신했을 때 뿐만 아니라 임신과 착상 자체에도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카페인도 줄이고 임신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크리스탄 오르조 커피를 구매했어요.

 

병 모양이 약간 마일로(알면 최소 80년대생) 같기도 하고, 일반 인스턴트 커피병이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영양성분을 보니 2g에 7칼로리이고 영양성분이랄게 거의 없어요.

윗면에 큼지막하게 유통기한이 쓰여 있어요. 구매한 곳에서 1회용으로 포장된 오르조 커피를 서비스로 받았어요. 회사에서나 밖에 가지고 다니면서 타 드실거면 개별포장된 것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가격은 병보다 조금 더 비싸요.

뚜껑을 열어보면 금박지가 붙어 있는데 잘 안 뜯겨서 성질나게 합니다;; ㅋㅋ 겨우 뜯었는데 테두리가 깨끗하지 않아서 왠지 맘 상함-_-; 

 

크리스탄 오르조 커피 가루는 풀풀 날릴 정도로 곱게 잘 갈려 있어요. 색깔은 일반적인 분말커피랑 비슷한 색깔이고, 향은 약간 구수한 게 커피랑 비슷한 느낌이예요. 

오르조(ORZO)는 이탈리아어로 '보리'라는 뜻이예요. 이탈리아 아침식사때 어린 아이들이 주로 마시던 차로 커피와 비슷한 향 때문에 커피 대체 음료로 많이들 먹고 있어요. 카페인은 단 1g도 없는 커피향 나는 보리차라고 보시면 돼요. 

 

따뜻한 물에 오르조 커피를 넣고 저어봤어요. 진짜 커피처럼 크레마가 생기는 게 신기해요.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첫 맛은 이게 무슨 맛이지? 했어요.

 

커피도 아닌 것이 보리차도 아닌 것이 뭔가 애매한 느낌? 그런데 한 모금, 두 모금 먹다보니 향 때문인지 커피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디카페인처럼 뭔가 하나가 빠진 듯한 느낌이예요ㅋㅋ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밍밍한 커피를 마시는 느낌?  

여름이다 보니 시원하게 마시고 싶어 오르조 커피를 찬물에 타봤는데요... 하지 마세요ㅎㅎ 잘 안녹아서 알갱이가 둥둥 떠다녀요ㅠㅠ 뜨거운 물로 가루를 녹인 다음 차가운 물을 타 드시는 게 좋아요. 

흔히 마시는 스타벅스같은 커피 맛은 당연히 아니지만, 도저히 커피는 못 끊겠다 싶을 때나 카페인의 양을 줄이고 싶을 때 오르조 커피가 좋은 선택이 될 거 같아요. 

카페인이 난임에 미치는 영향

1. 나팔관 근육 수축

나팔관은 정자가 난자에게 가는 길인 만큼 잘 뚫려 있어야 쉽게 도달할 수 있는데요. 카페인은 나팔관 속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박동조율세포의 활동을 방해해서 정자의 이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2. 호르몬 농도 변화

카페인 섭취는 몸 속 호르몬 농도를 변화시켜서 배란장애를 일으키거나 황체기능부전을 유발할 수 있어요. 그래서 배란테스트기를 사용할 때도 정확한 호르몬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1~2시간 정도 음료섭취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3. 정자의 변형 및 운동성 약화

카페인은 커피 외에 콜라에도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하루에 콜라를 두 캔이상 마신 남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자운동성이 30%나 둔화되었다고 해요. 

4. 유산율 증가 

현재 식약처가 권고하는 임산부의 카페인 일일섭취 권장량은 200~300mg인데요. 하루에 카페인은 300mg을 섭취한 사람은 섭취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유산율이 1.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런데 2017년 한 연구에서는 "시험관아기 성공률과 커피(카페인) 섭취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발표했어요. 오히려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를 섭취했을 경우, 난자나 수정란 갯수, 일등급 배아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어졌다고 해요. 결론은 단지 카페인이 많은 음료보다는 설탕이 많은 음료가 임신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먹은 커피들.. 많이도 먹었네

이런 글을 보면 지금까지 임신이 안된 게 혹시 카페인 때문일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현재까지도 카페인 양에 따른 난임의 영향 및 임신률, 유산 등은 연구가 한창 진행중이다 보니 딱 잘라서 영향이 있다 없다 말할 수는 없다는 것. 단,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에 섭취하는 카페인과 설탕의 양을 조절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

카페인이 난임에 영향을 준다고 하니까 맛이 없어도 열심히 참고 먹던 중, 몇 일 전에 멘붕이 와버렸네요. 친구 중에 술도 좋아하고, 담배도 피고, 운동도 전혀 안 해서 비만인데다, 젤 좋아하는 음식이 콜라인 친구가 갑자기 임신했다고 연락이 왔더라구요 ㅋㅋㅋ

 

축하해주긴 했는데 솔직히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ㅋㅋㅋ 역시 될놈될, 삼신할매가 정말 있다면 멱살잡고 쌍욕하고 싶은 지경이네요. '아, 임신은 노력순이 아니었구나. 랜덤이고 로또였구나'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어요.

그래서 미친듯이 서럽게 울고나서 그 뒤로는 저도 반포기 상태! 그냥 신랑이랑 둘이서 재미나게 살아야겠다 싶어 커피 원샷 드링킹하고, 술도 마시고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고 있어요. 혹시 임신하면 영향갈까 싶어 못했던 네일아트나 염색도 그냥 맘껏 하고, 이번 여름휴가때 딱 배란기인데 다 포기하고 시원하게 서핑이나 타고 오려구요ㅠㅠㅋㅋㅋ 예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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