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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육아

시험관 동결배아 이식 후 증상 - 5일배양 눈사람배아 임테기 흐린두줄

by ✦✧✦✧ 2021.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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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동결배아 이식 후 증상 - 5일배양 눈사람배아 임테기 흐린두줄

대망의 배아이식날이 밝았다!!

이식 시간은 9월 27일 월요일 1시 30분. 하지만 12시 30분에 도착해서 1시간 대기해야 한다. 신경안정제 혹은 링겔을 맞을 수도 있고, 소변을 참아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배아이식을 하는데 왜 소변을 참아야 하나 생각했었다. 알고보니 이식할 때 배초음파로 자궁 위치를 보는데 소변이 어느 정도 차 있어야 자궁이 잘 보인다고...

 

여기서 고민이 들었다. 얼마나 참아야 하는거지? 블로그 글보면 방광 터지는 줄 알았다고.. 이식 끝나자마자 못 참고 5분 만에 화장실 갔다는 글이 꽤 많았다. 

 

나는 화장실을 잘 안 가는 편이라서.. 혹시 반대로 소변이 안 차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집을 출발하기 전, 마지막으로 소변을 보고 생수 한컵을 드링킹하고 병원으로 출발~ 

 

※ 냉동배아 이식 날 체크사항

- 금식 필요없음.

- 자가운전 금지. 

- 크리논겔 1개 가져가기.

 

병원에 접수하자마자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팔찌를 채우고 7층에 올라가 신경안정제를 먹고 누웠다. 신경안정제는 혹시나 긴장으로 인해 자궁수축이 일어날까봐 먹는다고 하셨음.

 

수액이나 링겔을 따로 맞을 줄 알았는데 없었다(사람마다 처방이 다른 듯) 전기매트가 켜진 침대 위에서 신경안정제를 먹고 누워있으니 따땃하니 잠 잘 오더라ㅋㅋ

중간에 간호사가 와서 배를 꾹 누르면서 화장실 가고 싶냐고 물어봄. '화장실 가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배를 누르면 자극이 약간 있다' 라고 했더니 10분쯤 있다가 5층으로 내려가라 함.

 

1시 반이 약간 지났을까. 5층 탈의실로 들어가 주섬주섬 뒤가 트인 파란색 부직포 치마를 입고, 아줌마 빵모자 같은 위생모자를 썼다. 약 기운 때문인지 긴장도 안 되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

 

곧 내 이름이 불리고 난자채취할 때 들어갔던 시술실로 걸어서 들어갔다. 베드에 누웠는데도 방광이 안 찬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간호사가 내 배를 초음파 기계로 쭉 눌러보더니 "바로 시술 들어가겠습니다" 라고 하는 게 아닌가! 오호라~ 무조건 방광을 꽉 채울 필요는 없는가 보다. 

 

그러고선 여러 명의 간호사들이 분주하게 내 다리를 벌리고, 가림막을 치고, 기구를 준비하는 사이, 박동수 교수님이 언제나 똑같은 인자한 미소로 들어오셔서 휴대폰에 저장된 배아 사진을 보여주셨다. 

 

"오늘 이식할 배아가 너무 좋아요. 이게 눈사람 배아라고 하는건데, 해동하면서도 분열을 해서 아주 좋은 상태예요."

구글링해서 찾은 제일 비슷한 배아사진

차병원 계열은 배아사진을 따로 주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는데, 이렇게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 10월말에 병원 이전하면 그때부터는 준다는 이야기가 있더라...ㅠㅠ)

 

배아이식할 때의 느낌은... 나팔관조영술 혹은 자궁경부암 검사랑 비슷한 느낌이다. 10분 만에 끝날 정도로 간단하지만, 카테터 삽입할 때, 소독할 때 약간 아픈 느낌은 있더라. 내가 가지고 간 크리논겔 질정까지 넣어주시고서 이식은 끝이 났다. 

 

이식이 다 끝난 뒤, 초음파로 배아가 이식된 부분을 보여주셨다. 자궁 안에 정말 하얀 점 같은 게 콕 박혀 있었다. 신기신기~ 배아야!! 찰싹 붙어 있어주렴^ㅁ^

역시 구글링..

교수님이 지금 상태면 임신확률 60%이상이라며, 안 될 확률보다 될 확률이 훨씬 높으니까 마음 편하게 쉬라면서, 엄마되서 보자고 하이파이브 해주시는 데 진짜로 울컥했다. 꼭 그럴 수 있기를..

회복실에서 별다른 면역주사나 처방없이 타이유 주사(프로게스테론 임신유지용) 한 대만 맞고 30분만에 병원에서 나왔다. 평일이라 기대도 안했는데, 신랑이 일을 제쳐두고 나를 데리러 와줬다. 기특하구만 우리 신랑 ㅎㅎ

동결1차 지원금이 50만원인데, 이번 배아이식비로 다 소진했다. 1차 피검부터는 자부담으로 내야한다. 그래도 지원금이 있으니 확실히 부담이 덜 되서 좋다.    

항목 총 금액 난임부부 지원금 자기 부담금
배아이식비 298,130원 - 264,900원 (0원 남음) 33,230원

시험관 이식 후 증상 

이식+1일째 (이식 당일)

이식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 내내 무증상....-_- 집에 오면서 '인터넷 검색하지 말아야지'라고 했던 내 다짐은 2시간만에 날려먹고, 눕눕하면서 무한검색ㅋㅋ

 

무증상 임신도 많다는 댓글에 안심하면서도 왠지 불안함ㅋㅋ 증상이 있어도 불안 없어도 불안ㅋㅋ 시험관 하는 모든 사람들이 진짜 미치고 환장할 타이밍이 바로 이식 후인 것 같다.

과배란, 난자채취가 예선이면 이식 후는 실전인 느낌. 더욱이 5일배아 눈사람배아는 짧으면 24시간 길면 48시간 내 착상이라고 하니 모든 것에 신경이 곤두선다.

 

(근데 배아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이없음ㅋㅋ 배아도 얼려져 있다가 해동되고 눈 떠보니 여기가 어디여? 하면서 헤롱대고 있을거고,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고 세포분열하면서 '이 곳이 내가 누울 자리인가..' 하면서 착상 하는건데 시간도 안 주고 첫날부터 무증상을 검색하다니... ㅋㅋ)

 

그러다 저녁쯤 으슬으슬하면서 미열이 남. 체온계는 36.9도로 별로 안 높은데 땀나고 더움. 근데 임신증상이라기 보다 타이유 주사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댓글에 시무룩-_-

이식+2일째

골반이 뻐근하고, 오후부터 두통.

기립성 저혈압처럼 핑~하고 어지러움.

 

저녁에 산책 30분 했는데 기운이 없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춥다가 덥다가 함. 옷을 입으면 덥고, 벗으면 추움. 너무 심해서 짜증이 날 지경. 임신도 하기 전에 갱년기 온 줄... (예상으로는 아마 이 때쯤 착상이 된 거 같음. 이식한 지 약 28시간 정도 경과)

 

약 부작용이라기엔 크리논겔 질정, 프롤루텍스 둘 다 이식 전부터 계속 맞았었는데 부작용이 단 한번도 없었음. 

 

그리고 이 날부터 매일 새벽 4시에 깨서 화장실을 감.

(너무 자연스럽게 깸. 프로기노바나 주사 때문에 자궁이 두꺼워 지면서 방광이 눌린 거 같음)

 

이식+3일째

눕눕하면서 공주놀이 할 팔자가 아닌가 봄. 지겨워서 못 누워 있겠음ㅋㅋㅋ '이미 착상될거면 됐겠지, 에라 모르겠다'하고 무거운 거 드는 거 빼고는 청소, 설거지, 집안일 등등 일상생활 그대로 다 함.    

 

사타구니, Y존 땡김. 

그 외 무증상. 

 

이식+4일째

무증상.

 

이식+5일째

무증상.

 

이식+6일째

기지개 켜다가 배가 너무 땡겨서 엌- 소리가 남.

그 외 무증상.

 

이식+7일째

생리통처럼 아랫배가 싸르르 아픔.

그 외 무증상.

시험관 이식 후 음식

시험관 준비하시는 분들 보면 매 끼니마다 착상에 좋다는 소고기, 추어탕, 아보카도, 두유, 포도즙, 장어, 샐러드, 대추차, 작약차 등등 진짜 잘 챙겨드시던데, 우리집은 일단 내가 놀고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다간 생활비 빵구남ㅋㅋ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음식 몇 일 챙겨 먹었다고 착상의 결과 자체가 달라지진 않을 거 같다. 착상은 신의 영역이자, 내 자궁이 알아서 할 일...ㅋㅋㅋ (될놈될을 믿어보자!!)

 

옛날에는 영양이 부족하고 결핍이 많았으니 음식도 중요했겠지만 지금은 대부분 잘 먹고 살고, 만약 음식이 착상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면 병원에서부터 아예 식단을 짜주지 않았을까. 

그래서 매일 챙겨먹는 건 두유랑 견과류 정도 밖에 없다. 이식후 음식은 갈비탕, 소고기같은 고단백 음식 먹으면서 라면, 햄버거, 피자, 치킨, 과자, 아이스크림, 디카페인 커피 등등 그냥 먹고 싶은 거 골고루 잘 먹었다. (사실 패스트푸드를 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ㅋㅋ) 

 

1차 피검은 10월 7일 목요일 오전 9시!!

다른 병원은 8일차에 피검하는 곳도 있던데, 대구차병원은 이식일 포함 11일째에 피검한다. 시간아 어서어서 흘러라~ 정말 피를 말린다. 

시험관 이식 후 임테기

아, 임테기는 언제 해보지? 운좋게 두 줄 보면 기쁘겠지만 만약 단호박 한 줄이면 내 기분 어쩔.. 주사도 질정도 다 하기 싫어질 거 같고.. 그렇다고 피검까지 아예 안 하자니 궁금해서 미치겠고ㅋㅋ 

 

그래서 이식할 때부터 '피검 전날에 해보자'라고 맘 먹었고, 나는 5일차에 임테기를 했다(뭐임?) 결과는 단호박ㅠㅠ 빨리 나오는 사람은 5일배양 5일째부터도 잘 보인다고 해서 해봤는데 이럴거면 하지 말걸. 기분만 우울해진다.

이식+7일째 임테기

아침 6시에 일어나 마약처럼 얼리임테기를 꺼내 들었다. 예후가 좋으면 보통 7일차에는 흐리게라도 두 줄 뜨는 경우가 많길래 '오늘이 결전의 날이다'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로 임테기를 담굼. 

 

5분이 지나도 한 줄이길래 역시 나에게 로또는 없구나 포기하고 누워서 마지막으로 다시 임테기를 집어 들었는데.. 으잉? 두 줄....?

5일배양 7일째 임테기 흐린두줄

흐리지만 분명한 두 줄이었다. 자는 신랑을 깨워 보여줬는데 두 줄이 보인단다. 무얏호!! 내 인생 첫 두 줄이다ㅠㅠ 팬티벗고 소리쥘러~!!!! 임신이란 게 나한테도 가능한 거였구나. 손이 덜덜 떨리고 눈물이 났다.

 

그래, 이렇게 또 한 고비를 넘겼구나. 이제 나는 임테기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진해져야 할텐데..' 하면서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제발 찰싹 달라붙어서 쑥쑥 커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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