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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육아

시험관1차 성공 - 5일배양 20일째(5주2일) 아기집 난황 확인

by ✦✧✦✧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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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2일 첫 초음파 아기집&난황

시험관1차 성공 - 5일배양 20일째(5주2일) 아기집 난황 확인

1,2차 피검 후 임테기가 15일째에 갑자기 진해지면서 대조선을 역전해 17일째까지 쭉 이어졌다. 검색했을 때 예후가 좋은 분들은 5일배양 15일째, 16일째 쯤에 대부분 대조선이 역전하더라. 

시험관 5일배양 임테기 진하기

계속 흐린 두줄이었던 나는 엄청 불안에 떨었는데, 다행히 마지막에 한 번에 따라잡은 느낌이었다. 대조선을 역전하고 나면 아기집을 볼 수 있고, 그때부터는 임테기가 별 의미가 없다고 해서 17일째 이후로는 굳이 하지 않았다. 

5일배양 20일째 첫 초음파

2차 피검 딱 일주일 후, 10월 16일에 첫 초음파를 하러 차병원에 갔다. 대기시간 두 시간... 그냥 날 죽여라하고 퍼질러질 때쯤 내 이름이 불렸다. 

 

익숙하게 굴욕의자에 앉아 질초음파가 시작되었고, 바로 동그란 무언가가 보였다. 

"여기 동그란 게 아기집, 그 안에 더 조그만 게 난황이예요. 이게 나중에 아가가 될 거예요."

5주 2일 첫 초음파 - 아기집과 난황

엄뭐나!! 이게 뭔가요? 내 뱃속에 처음보는 동그라미가...!! 사실 감격이고 뭐시고, 너무 신기해서 그냥 할말을 잃고 눈만 깜빡였다. 교수님은 자리에서 설명 드릴테니 옷 갈아입고 나오라고 하심.  

 

자리에 앉자마자 교수님 왈,

"와~ 진짜, 시험관 1차라서 아직 잘 모르죠? 진짜 운 좋고 정말 잘 된 거예요. 지금 주수로는 5주2일인데, 아기집은 0.9cm로 원래 주수보다 크게 잘 자라고 있고, 아기집 위치랑 모양도 좋고, 난황도 보이고, 자궁 두께도 좋고, 피고임도 전혀 없고 정말 좋은 상태예요. 임신 축하드려요."

교수님 말씀을 듣는데 마치 "로또 1등 당첨자입니다!" 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다. 그 때까지도 너무 얼떨떨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데, 그냥 감사하다고 계속 말씀드린 거 같다.

 

임신확인서를 발급해 주면서 지금 말고 다음 해에 신청하라는 교수님 말씀에 나도 맞장구를 치면서 "그럼요! 100만원 받아야죠" 하고 웃으면서 진료가 끝이 났다. 

임신확인서 / 진료비 지원제도

프롤루텍스 10개, 크리논겔 9개 새롭게 처방받고, 프로기노바와 아스피린은 계속 복용하면서 유지해야 한다. 동결 지원금은 이미 다 소진했고, 주사랑 약값 때문에 갈 때마다 최소 10~20만원쯤 나오는데 은근히 부담된다. 임신 8주차까지 하려면 아직 3주나 남았는데.. 흡ㅠㅠ

임신유지를 위한 주사와 약

그리고, 교수님이 지금 먹고있는 영양제 끊고 엘레비트 먹으라면서 처방전 주심. 몇일 전 친구한테 고운맘정도 선물 받았는데 영양제 파티해도 되겠군.

항   목 금   액
프롤루텍스 10개 130,000원
크리논겔 9개 63,000원
10/16 진료비 10,800원
엘레비트 영양제 65,000원
총액 268,800원

임신 5주차 증상

- 분비물은 4주차보다 약간 줄어든 느낌. 

- 옷 입으면 덥고 벗으면 춥고 미춰버리겠음.

- 너무 쉽게 배고파짐+포동포동 살찌는 중.

- 한 번씩 참기 힘들 정도의 졸림.

- 배콕콕 & 배통증 약간.

 

생각보다 입덧이나 힘든 건 별로 없어서 조금 불안했는데, 의외로 만출 때까지 무증상이신 분들도 많다고 해서 무난하게 지나가길 기도하는 중.. 

태명 짓기 에피소드

아직 아기집만 봤지만, 초음파를 보고나니 무언가 불러줄 이름이 필요했다. 신랑에게 좋은 태명이 없을까 얘기하자, 신랑 왈, "최배는 어때? 우리 아이는 최상급배아니까 줄여서 최배!!! 얼마나 강해보여! 최강배아! 최배!"

무슨 50대 쌀집 아저씨 이름도 아니고..-_-+ 최강창민도 아니고 최강배아는 또 뭐여.. 예쁜 이름 내놓으라고!! 나의 째림에 최배를 버리고 다른 이름을 생각하던 신랑은 또 다시 어이없는 후보를 들이밀었다.

 

"그럼 대파는 어때? 내가 살면서 본 식물 중에 가장 잘 자랐던 게 대파야! 대파는 세 시간만 지나도 자란 게 눈에 보이잖아. 우리 배아도 쑥쑥 자라야지!!"

 

의미는 나름 좋았다만 애한테 대파가 뭐냐!! 나중에 태교할 때 잘도 부르겠다!!

나의 등짝 스매싱에 신랑은 한동안 풀이 죽어 있다가, 다시 말을 했다. 태명은 보통 한글로 많이 하니까 우리는 대파를 프랑스어로 바꿔 글로벌하게 부르자면서 번역기를 돌려 음성을 들었는데...

 

"시-불-" 

 

진짜 실화....ㅋㅋㅋㅋ 신랑이랑 둘이서 뒤집어짐ㅋㅋㅋ 열심히 세포분열하고 있는 배아한테 하다하다 이젠 을 하냐면서 등짝 스매싱을 또 날림. 신랑은 시불의 충격이 너무 컸는지 한동안 입을 닫고 죄인모드로 지냄.

 

결국 태명은 무난하게 호빵이로 결정함. 호랑이해에 빵~하고 태어나라고ㅎㅎ 엄마도 호랑이띠, 아이도 호랑이띠.. 흠 돼지띠인 우리 신랑 죽어나겠구만. 

임신 5주차 초음파

집에 오면서도 무슨 재밌는 동영상 보는 거 마냥 초음파 사진을 계속 봤다. 까만 배경에 동그라미 밖에 없는데도 더 자세히 보고 싶고, 더 눈에 담고 싶고, 벌써부터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지더라. 이런 게 엄마 마음인가.. 

출산예정일은 2022년 6월 16일. 배아 성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원래 3, 4월생 아이를 가장 원했지만, 세상 일이 맘대로 되능가.. 6월도 좋다ㅎㅎ    

 

다음 진료는 10일 뒤.. 그때 미션은 심장소리 듣기다... 쿵쾅쿵쾅.. 아니지 초음파로 들으면 쿠쿵쿠쿵 기차 지나가는 소리처럼 들린다는데, 심장이 뛰면 더 실감이 나겠지? 그 때까지 또 어떻게 기다리나~_~ㅎㅎ 아니다. 더 많이 기다려도 되니까 잘 자라기만 해라 호빵아♡

시험관 1차 성공은 로또라던데, 제가 그 행운의 당첨자가 나였다니ㅠㅠ 무얏호~ 사실 별 이벤트없이 쉽게 임신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왜 시험관을 해야 하냐며 난 정말 운이 없는 사람이라며 비관적인 때가 있었다.

 

세상 일이 원래 다 불공평하고 각자가 가진 아픔이 다르다지만, 임신으로 인해 이렇게 내 인생, 내 스케쥴이 바뀌고 천국과 지옥을 오갈 줄 정말 상상도 못했다.

 

지금 난 너무 감사하게도 천국에 있지만, 여전히 시험관으로 하루하루 마음 졸이는 사람들의 기분을 알기에 아무쪼록 다들 좋은 소식만 있기를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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